내 생각을 글로 쓴다는게 말이지...

생각을 정리해 보며.. | 2010/08/28 17:39
Posted by 말 없는 수다쟁이 우드너
참 힘들다...

단순히 일기처럼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한 글을 쓰려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의 온갖 배경지식과 학문적 지식을 동원해서 무슨 공상과학 소설을 쓰고자 하는것도 아니고, 그저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시작한건데...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보다 더욱 더 힘든것 같다. 오늘도 내가 지난달 부터 고민해오고 탐구해왔던 SNS에 대한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려다 결국 결론도 내리지도 못하고 비공개 상태로 글쓰기를 중단했다. 그리고 답답한 맘에 이 글로 대신하려 한다.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작성했던 글인 편하게 글 쓰기 위한 글 쓰기 문제 진단 및 처방이라는 글을 다시 읽어봤다. 여기서 언급했던 문제점에 대한 진척은 아쉽게도 전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최근엔 문제로 지적했던 4가지 중에서 마지막 항목인 "원래 내가 생각이 없는거다!"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곱씹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달 부터 내가 고민해왔던 SNS와 관련된 이슈나, 이번달에 갑작스럽게 내게 있어 최고의 화두가 되어버린 디자인 패턴은 이러한 나의 의심을 사실로 받아들이게끔 하려는것 같아 보인다.

글을 쓰면서 늘 느끼는거지만 글을 쓰기 전에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가 보이는데, 막상 타이핑을 하며 풀어나가다 보면 완전히 엉뚱한 방향으로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는걸 느낀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야기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선을 한참 넘어서야 그걸 느낀다는 것이다. 기껏 풀어둔 이야기를 걷어내고 다시 시작하자니 자꾸 원점으로 돌아간다. 숲을 보면 방향이 보이는데 나무를 보기 시작하면 방향을 잡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것이다. 자주 숲을 보며 방향을 확인하자니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흐름이 자꾸 끊기고, 그래서 단락별 주제를 미리 적어두고 시작하자니 이야기를 풀어가는 도중에 이 이야기도 끼워 넣어야 할것 같고 저 이야기도 끼워 넣고 싶고...

내가 학창시절 공부를 할때도 그랬고, 일상 생활을 할때도 그렇고,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며 일을 할때도 그러했다. 분명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그것이 옳은 방향이든 잘못된 방향이든... 어쨌튼 나름대로의 원칙도 분명하고, 계획도 구체적으로 있다. 다만 뭐 하나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그와 관련해서 파생되는 궁금증? 내지 호기심? 같은 것들이 도발을 일으킨다. 이를 어느정도 충분히 파해쳐 내지 못하면 그 다음 순서로 진행하지 못하는 이~상한 집착같은게 있다. 마치 내가 슈퍼맨이라도 되어야 하는냥 모든걸 다 알려고 덤빈다. 굳이 지금 당장 몰라도 되는 것들이나 어짜피 지금 나의 지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들을 알아내려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걸 배울 수 있는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특히 글을 쓸때는 이러한 부작용과 더해 사족을 달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과거 경험적 지식 때문이겠지만... 말 하나 하나, 글 하나 하나에 곡해가 있지나 안을까... 덧붙인데 또 덧붙여 결국 주제와 상관도 없는 사족들이 수없이 달려 정작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묻혀버리곤 한다. 그렇다고 주제에 관련된 내용에만 집중하자니 특정 단어나 표현에 내가 원치않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그럼 그 부분을 어떻게 풀어낼까 또 고민을 한다. 최근엔 그나마 단어나 표현에 대한 간단한 소명은 소괄호를 사용해서 첨언 하거나 각주를 달아 두는 식으로 해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나 느낌에 대한 표현을 하자면 이건 보통일이 아닌게 된다.

이럴때 내가 절실히 느끼는 내 부족함은 바로 독서다. 최근 매달 책을 한권 이상 읽기로 하고 보고 있는데, (책의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책을 보면서도 그 내용이 머릿속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간단한 몇 문장인데도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 다시 읽기를 여러번...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고 나면 "헐...별야기 아니네~"라는 식이다. 별 얘기도 아닌데 그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는 경우가 참 많다. 그런 경우를 가만 보면 몇가지로 나뉘는데... 한가지는 단어 하나 하나는 간단하지만 그 단어간의 관계나 구성이 조금 복잡한것일때가 많다. 단적으로 예를 들면 "그런것은 아니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뭐... 이런거... 그리고 두번째가 내용 자체가 매우 추상적인 단어들로 구성될때다. 시적인 표현(?)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가슴을 하늘로 날려 눈물로 바닥을 적시고..." 뭐... 이런거? 이런 글을 읽을때면 내 머릿속에서는 진짜로 내 가슴을 때다 하늘로 냅다 집어던지고 있다. 그러면 의인화된 구름이 등장해서 징징 짜댄다. 그러면 그 눈물(비)가 되어 내린다. 이게 뭔 상상력이여?!?!?!

여기까진 그래도 양반이다. 가장 절망 적일때는 다음과 같은 경우다. 책을 읽다보면 이런 문구를 만날때가 있다. "3장에서 등장했던 브라이언과 같이..." 넌 언제 등장했었니? 3장 내용이 뭐였지? 머리 속이 하얗다. 도대체 내가 뭘 읽고 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이럴때도 참 많다. 막상 3장으로 가서 다시 읽는다고 3장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기억나는것도 아니다. 분명히 이 부분을 읽었던것 같긴 한데 도데체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그 장 끝까지 읽어도 기억나지 않는다. 즉,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체 단지 글자만을  읽었을 뿐이었던 경우다. 이처럼 책 읽기도 제대로 안되니 글 쓰기가 안되는건 어쩜 당연한 것일런지도 모르겠다. 글 쓰기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체계화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작업이라고 할때, 글 쓰기가 안되니 그나마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정보 마저 체계화하는게 쉽지 않은 것이다. 아는건 있는데 아는걸 표현하지 못하고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는 죽은 지식과 경험이 내 머릿속에서 "그래도 알긴 아는데..." 라며 자위하고 있는 셈이다.

이 블로그에서 첫 글을 쓰기 시작한 뒤로 약 2달이 되어 간다. 그동안 작성하여 공개된 글은 24건, 아직 공개하지 못하고 작성중인 글까지 합치면 35건 정도 된다. 이틀에 1번꼴로 글 쓰기를 시도한 셈인데... 이중 10건 정도는 내 생각을 정리하려다 글이 정리가 안되서 실컷 써두고 잠궈둔 글인것이다. 앞으로 잠궈둔 글들을 정리 해서 풀도록 좀 더 많은 노력들을 해봐야 할듯 하다. 그래도 앞으로 기대를 할 수 있는것은... 이렇게 꾸준히 글 쓰기 훈련을 하다보면 조금씩 균형잡힌 글 쓰기가 가능할 것이라 볼때, 이러한 능력이 내 일상 생활과 일을 하는데 있어 편향적이지 않게... 균형 잡힌 방향성을 가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사업을 하던 공부를 하던 무슨 일을 하던지 간에 가장 중요한건 균형감각이라는 이야기를 누군가로부터 들은적이 있다. 내 삶이 한쪽으로 너무 쏠리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감각을 가지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독서와 글쓰기는 꾸준히 해보려 한다. 잘 하진 못해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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