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내 글쓰기를 시작하자~
글로 내 생각을 표현한다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특히 나에겐 더욱 그렇다. 어렵다.
어릴적 나에겐 내가 내 삶의 방식을 선택하기 보단 사회적 통념에 따라 살아야 했다. 누군가가 "넌 반드시 그렇게 살아야 해!"라고 꼬집어 주지는 않았지만, 내 주변 환경이 그렇게 이야기 하고 그리고 나 스스로가 또 그렇게 받아들였던것 같다. 어머니는 학교 선생님이시고, 아버지는 당신의 시대의 전형적인 가장의 모습이셨다. 당시 매우 특별해 보였던 내 가정 환경은 지금 돌이켜 보면 내 또래의 가정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것 같다. 조금 달랐다면 어머니가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당시의 사회적 관념에 비추어 볼때 어머니의 가치관이 조금은 다른... 조금 앞서있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가정환경은 내가 내 삶의 방식을 만들어나가기 보다는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에 맞춰 가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늘 사로잡혀있었던것 같다. 그러나 나는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늘 가지고 있었으나 이것을 표현할 수 없었다. 이 질문 자체가 당시 내 생각에는 무척 도발적인 질문이라 여겨졌다. 따라서 내 생각과 판단은 따로 있으나, 말과 글은 사회가 요구하는 소위 모범답안을 이야기하고 써야 된다 여겼다. 그리고 그것이 올바른 일이라 믿어왔다.
대학에 들어가서부터 조금씩 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야할 일들이 "어쩔 수 없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데 할애할 수 밖에 없었다. 머릿속에는 있으나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끄집어 내는것이 어색함을 넘어 "과연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걸까? 한다면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될까?"하는... 두려움마저 들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내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내 생각을 "잘" 표현해냈다는 뜻이 아니라, 최소한 내 생각을 이야기 함에 있어 나 스스로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고 보면 적당할 듯 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더욱 내 생각과 뜻을 이야기 해야할 일이 늘어났고, 더욱 더 많은 논리싸움을 치뤄야 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대부분 내 논리는 접을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내 이야기에는 논리랄께 없었으니 따라서 설득력도 없었다. 특히 내 나름대로 옳다고 통념적으로 믿어왔고 또 믿고 있던 전제 자체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무척 많이 받게 되었는데... 그 질문에 나는 답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삶이 지치고 힘들고 어려워도, 자살을 하면 안되지! 그 용기로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 치겠구먼~"이라고 말했다가, "자살을 하면 왜 안되?" 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때 내가 답할 수 있는 대답이라곤... "자살은 나쁜거니깐..."
이 답을 유치원생이 했다면... "순수한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맑은 영혼의 울림이네요~"정도로 포장해 줄 수 있을런지 몰라도, 나이 서른이 다되가는 청년의 입에서 나온 소리라고 하기엔 솔찍히 좀 쪽팔렸다. 이때 부터 나 자신에게 이러한 원초적인 질문들을 하나 둘 해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가방끈이 짧은것도 서글픈데... 심지어 생각하는 깊이마저 얕으니 도대체 나라는 인간은 껍데기만 남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한 열등감의 발로로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조금씩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노력은 최근에서야 진짜 시작되고 있는것 같다. 지금까지 나는 그러한 질문에 답을 찾으려 했다기 보단 만들어 내려한게 아닌가 싶다. 마치 "또 그런 질문 한번 해 봐라!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내 생각을 뿜어주마!"라는 빼딱한 목적에서 시작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내 답이 왜 옳은지 보여주기위한 논리가 필요했던 것이지 무엇이 답인지 찾으려 하지 않았던것 같다. 이미 나는 답이 정해져있었던 거다. "자살은 나쁜것!" 이 결론이 옳다고 증명할 수 있는 그럴듯한 논리 수배... 이러한 추론이 잘못되었다는것이 아니라 그 의도가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있고, 그리고 내 가치관에 비추어 볼때도 부끄러운 의도로 접근했다는 점을 꼬집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러한 원초적 질문에 앞으로 항상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도덕법에 근거하여 매사를 생각하고 판단하고 살아가겠다는 뜻은 아니다. 아직 그럴 내공도 없을 뿐더러, 모르긴 몰라도 그런 삶이 반드시 행복을 담보한다고 보장 할 수도 없다. 다만 그렇게 살고자 노력해 가겠다고 다짐할 뿐이다.
우선 내 머릿속에 든 생각들을 좀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머릿속이 아직은 뭔지 모를 생각과 이야기들로 뒤죽박죽이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조금씩 뭔가 정리 되는 듯 하다가도, 종종 자기모순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럴때 마다 "아~ 이게 아닌데... 이건 뭐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생각을 정리하는데는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듣는 것 또한 매우 큰 도움이 되는것 같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것 같다. 생각이 머릿속에만 머물지 않고 입을 통해 이야기 됨으로써 생각을 체계화 하는데 도움이 되듯이, 혹시 글로 써보는 것도 매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말은 한번 밷고 나면 내가 한 말을 되집어 보기란 쉬운일이 아니지만(녹음이라도 해두면 모를까...), 글은 두고 두고 곱씹을수 있으니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발전시켜 나가는데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앞으로 그 노력의 일환으로 내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있는 생각들을 글로도 정리해 볼까 한다. 어쩌면 이렇게 본격적인 글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간간히 몇자 끄적인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 주체못할 분노나 감정에 휩싸여 쏟아낸 배설물 같은 글이었는지도 모르겠다.(배설물은 좋고 나쁨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앞서 거창하게 주절거린 내용에서 조차 솔찍히 좀 구린내가 나긴 난다. 그래도 이 글이 현재 내 모습이다. 뭐... 집안에서 추리닝 차림으로 씻지도 않고 뒹굴고 있는 모습은 아니겠다. 대충 머리 손질도 좀 하고 말끔한 옷도 챙겨 입었을 텐데... 아직 내가 가진 옷이 지금 이정도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좋은 옷을 입고자 노력하진 않을 것이다. 그보다 지금 이 옷에 담긴 의미를 찾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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